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미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넘어” 적대가 아닌 협력의 관계 속에서 공동 번영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그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기존 패권국이었던 스파르타가 신흥 강대국 아테네의 부상에 불안을 느껴 전쟁을 일으켰다고 기록한다.
패권국이 국제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지키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대로 신흥 강대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도 당연한 흐름이다. 문제는 이러한 힘의 긴장 관계 속에서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작은 군사 이동 하나에도 “저들이 우리를 공격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생기고, 결국 갈등은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 국제정치학에서는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고 부른다.
갈등은 어느 조직에나 존재한다. 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갈등과 의견 충돌이 전혀 없는 조직이라면,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속은 이미 병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의 목표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는,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는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가는 능력, 곧 협상력을 가진 리더를 통해 세워진다.
팀워크와 조직문화에 대해 연구한 <위대한 팀의 탄생>에서 저자 마이크 로빈슨은 자신의 멘토에게 들은 한 가지 조언을 소개한다:
마이크, 사람들이랑 정말 관계를 맺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나? 자네가 겁나서 피하고 있는 그 어렵고 까다로운 대화를 10분만 해보게. 그 어려운 10분짜리 대화를 해낼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놀라운 인간관계가 시작될 걸 세. 갈등이 해결되고, 신뢰가 쌓이고, 무엇이든 함께 이겨낼 수 있게 될 거야.
결국 탁월한 팀워크는 갈등이 없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대화를 회피하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의견 충돌과 관계의 긴장이 담긴 대화를 성숙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가 있는 조직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종종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어려운 대화를 피한다. 첫째는 “상대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이고, 둘째는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이 싫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마이크 로빈슨은 첫 번째 이유로 대화를 피하는 리더를 향해, 사실 그는 상대에게 상처 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상처받기 싫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두 번째 이유로 갈등을 회피하는 리더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더 위험해질 뿐이다.
성경에도 갈등을 회피함으로써 상황이 악화된 사례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가 다윗이다. 다윗이 가정 안에서 발생한 심각한 갈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을 때, 결국 압살롬은 암논을 살해했고, 그 갈등은 훗날 반역과 내전으로까지 번져 갔다.
반면 초대교회의 사도들은 헬라파 유대인 과부들이 구제에서 소외된다는 불평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들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인정했고, 책임자를 세워 구조를 개선함으로 공동체의 건강을 회복했다. 그 결과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행 6:7) 라고 기록한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어려운 대화를 피한 채 외교적 수사만 주고받는다면 정상회담은 아무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리더도 갈등을 직면할 용기와 협상력을 잃어버린다면, 조직은 작은 오해와 불신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게 된다. 어려운 대화를 회피하는 공동체는 결국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조직처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불안한 공동체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