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자매 여러분 June 5, 2014
오랫동안 연락드리지 못했습니다.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작년 여름 이후 저는 도무지 개인적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신학교 교수직과 선교사역에 더해 작년 8월부터 갑자기 목회자가 사임한 교회에서 임시로 주일설교를 하게 되는 바람에 저의 유일한 개인시간인 주말이 더욱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두 주 전 그 교회에 새로운 담임 목회자가 취임하여 저는 목회의 짐(?) 을 내려놓고 이제야 DCMi 가족들께 밀린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편지드린 이후 저와 저의 동역자들은 여러분의 후원과 기도를 힘입어 아래의 지역들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지도자를 훈련할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 파코구 대학생 수련회 (1월)
르완다 기세니 목회자 칸퍼런스 (3월)
미얀마 칼레이묘 목회자 칸퍼런스 (3월)
이디오피아 앰보 복음전도자 칸퍼런스 (4월)
하와이 호놀룰루 침례교 선교대회 (4월)
선교현장에 나갈 때마다 경험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말로 다할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런 많은 이야기 중 아래의 한 가지만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 3월 미얀마에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하러 가면서 저는 여비를 잘못 계산하여 턱없이 적은 돈을 가지고 미얀마에 도착하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의 교회가 미얀마 복음전도자를 후원하려고 저를 통해 미얀마에 보내는 헌금에 제가 실수로 저의 개인여비 $100 넣어 보내는 바람에 미얀마에 도착한 첫 날 저의 호주머니에는 미국 돈 $100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두 주간을 미얀마에서 지내며 사역해야 했던 저로서는 실로 난감했습니다.
미국의 교회가 보낸 후원금을 양곤공항에서 저에게 건내어 받은 목사님은 예상치 않은 $100의 헌금이 더 왔기 때문에 후원교회와 저에게 여유 돈 $100의 정체(?) 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었습니다. 그 돈이 저의 여비인 줄 당장 알았지만 가난과 핍박 속에서도 묵묵히 사역하는 미얀마의 복음전도자에게 그 돈이 제 돈이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미얀마 경제 수준이 열악하더라도 외국인인 제가 $100 로 미얀마에서 두 주간을 버틸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그 목사님에게 메일을 보내어야만 했습니다: “그 $100은 실수로 목사님께 전달된 저의 개인 여비입니다. 죄송하지만 내일 공항으로 그 돈을 다시 가져다 주십시요.”
다음 날 이분은 공항에 오셔서 저에게 돈이 담긴 봉투를 건네어 주셨습니다. 저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돈 봉투를 돌려 받고 세어보지도 않은채 얼른 공항 안으로 들어가 이분을 피했습니다. 그리고는 비행기로 목회자 세미나가 열릴 도시인 칼레미오로 이동했습니다. 칼레미오에서 호텔에 체크인 한 이후 이분이 주신 돈 봉투를 경대 위에 놓아두고는 사역에 분주했습니다. 그러나 약 이틀 뒤 호텔방에서 우연히 그 봉투에 적혀있는 뜻 밖의 메모를 읽고는 저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100 (목사님의 여비); $50 (우리 가족의 헌금); $50 (아들 가족의 헌금); 합계 $200
“정 목사님, 우리는 이 헌금을 주님 나라를 위해 씨앗으로 심습니다. 주님이 목사님의 사역을 통해 큰 열매를 맺도록 기도합니다. 우리나라와 우리나라의 교회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족과 우리나라의 크리스찬들은 목사님과 목사님의 가족, 목사님의 팀과 DCMi 의 사역을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이분들의 한 달 수입은 $10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복음전도자인 아버지와 아들이 각각 $50을 저에게 헌금했다는 것은 그들 한 달 수입의 반 정도를 주님께 드린 것입니다. 칼레이묘에서 사역을 마치고 다시 양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 목사님은 아들과 함께 저를 공항에서 맞아주셨고 우리는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그 날 밤 저는 미국으로 돌아왔고 그 주말 이 복음 전도자의 아들로 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목사님, 저희 아버지가 주일 새벽 천식으로 호흡을 못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차 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셨습니다. 어머니와 저희 가족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요!” 옆의 사진은 저녁 식사 이후 양곤을 떠나기 직전 이 목사님과 함께 공항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옆의 링크를 누르시면 이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http://youtu.be/RKyfeHAM37g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여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느니라” (마 13:44).
이번 가을 (10월 22-26일) 저와 저희 팀은 르완다의 기세니에서 목회자 세미나와 복음 전도대회를 개최합니다. 필요한 인력과 물질을 공급해 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음 번 서신에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랫 동안 소식 드리지 못했음에도 계속 저와 DCMi 를 계속 사랑해주시고 관심 갖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동역과 헌신으로 인해 DCMi 는 오늘도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막 16:15) 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합니다.
기쁨과 감사를 담아,
정 태 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