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자매 여러분                                                                                                                               November 7, 2014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을 힘입어 저의 팀은 르완다 사역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10년간 제가 주도한 사역 중 이번 사역만큼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사역은 없었습니다.

순종과 공급
우리 팀이 르완다를 향해 떠나기 7일 전까지 총 사역경비 중 $20,000 이 모자랐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출발 7일을 앞 둔 시점에서 제 아버지께서 심한 내출혈로 응급실에 긴급 이송되어 위독한 상황이 벌어 졌습니다. 그 때 제 마음 속에 일어난 염려와 의심은 말로 다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이런상태에 놓아두고 르완다에 갈 수 있을까? 떠날 날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20,000 의 자금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르완다를 향해 떠나는 바로 그 날 아침까지 정확하게 $19,500 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제 아버지도 응급실, 중환자실을 거쳐 저희가 르완다로 떠나기 전 날 일반 병실로 옮기셨습니다. 사역을 위한 나머지 $500 은 우리가 르완다에서 사역하던 중에 공급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순종이 공급보다 우선임을 배웠습니다.

기세니 목회자세미나
르완다의 목사님들은 뜨겁게 우리 팀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지난 4년간 해마다 3번씩 진행해 왔던 칸퍼런스의 마지막 시간! 3일간의 칸퍼런스를 마치고 졸업장을 주던 날 기세니의 가난한 목사님들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쓴 채, 가족과 친지들을 거느리고 졸업식장에 나타났습니다. 4년 간의 칸퍼런스를 통해 기세니 목회자들의 내면세계는 견고해졌습니다. 이들의 충천한 사기는 당장에라도 자신들의 도시를 복음으로 뒤덮어 버릴 것 같았습니다!

기세니 복음전도대회
3일간의 목회자 칸퍼런스를 마치고 Umuganda Stadium 에서 복음 전도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우기에 접어들어서 집회를 시작해야 할 시간에는 꼭 장대비가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집회에 나온 사람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집회의 첫 이틀간 신기하게도 기도팀이 기도하면 제가 말씀을 전하는 동안에는 장대비가 보슬비로 변했습니다. 집회의 세번 째 날에는 집회 전에 전혀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수 많은 사람이 스테이디움을 메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교를 시작하자말자 억수같이 폭우가 내리가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자연현상도 잃어버린 자녀를 다시 찾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첫날에는 약 200 여명, 둘 째 날에는 약 700 여명이 강단 앞으로 걸어나와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스테디움에는 너무 사람이 많아 앞으로 걸어나오라는 초청을 하는 대신 그 자리에서 손을 들어달라고 초청하였습니다. 주최측의 말로는 약 6,000 명이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아무리 줄여 잡아도 이번 사역을 통해 기세니에서 약 3,000여명의 사람들이 주님 앞에 나온 것은 분명합니다. 이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지역교회에 등록되어 제자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어린이 사역
이번 사역의 백미는 어린이를 위한 사역이었습니다. 언제나 성인만 중심이 되어왔던 사회에서 어린이를 위한 사역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기세니의 사람들은 깊이 감사하였습니다. 전도대회의 첫 째날 어린이 사역자인 Agnas 가 설교를 마치고 어린이들을 주님 앞에 초청했을 때 약 300 여명의 어린이들이 환호를 지르며 강단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울고 있었고, 어떤 아이들은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스테이디움에서 열렸던 각종 게임과 운동경기, 또 우리가 준비한 선물은 기세니의 어린이들에게 교회와 복음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위험을 무릅 쓴 의료사역
진료를 받기위해 몰려온 수많은 환자들로 스테디움에 설치된 임시 진료소는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환우들이 작성한 병력일지를 보니 절반 정도의 환우들은 에이즈 보균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역에 동참한 치과의사와 간호사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은채 침착하게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어느 할머니의 입안에 마취 주사를 놓고는 이미 썩어 문들어진 이빨을 빼고, 그 자리에 솜을 물려 주면서 항생제를 건네어 주던 몽골치과의사의 따뜻한 표정에서 저는 주님의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의료 사역의 마지막 날,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렸으나 자신의 차례가 오기도 전 진료소가 문을 닫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은 환자들은 거의 폭동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진료소 뒷문으로 의료팀을 퇴각시켜야만 했습니다.

이 이외에도 . . .
위에서 설명한 이외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기세니 시내 곳곳에 거의 도배하다시피 붙여 놓은 전도대회 포스터와 배너, 지역 무슬렘 지도자들이 사람을 구해서 집회 포스터를 벽에서 떼어낸다는 소문, 기세니 시를 대표하여 선교팀의 만찬에 참여해 기쁨을 표현해 준 부시장, 사역이 탄력을 받자 선교팀을 초대하여 특별프로그램을 만들었던 라디오 방송, 선교팀의 강의와 설교를 수화로 통역한 미국인 여 선교사, 수화 통역을 통해 강의와 설교를 들으면서 주님을 영접한 3명의 르완다 농아들, 또 목회자 칸퍼런스에 참석한 르완다와 콩고의 농아 목사님들, 모두의 가슴을 울렸던 농아 성가대의 특별 찬양, 거의 “혼동” 뿐이었던 현지 지도자들의 사역준비 행정, 그리고 이를 잘 참아낸 선교팀, 선교님을 후원해 지난 4년 간 자신들을 훈련해 준 DCMi 가족들에 대한 현지 목회자들의 진심어린 감사, 또 계속 와서 자신들을 훈련시켜 달라는 애절한 부탁, 농아교회에도 와서 지도자를 개발해 달라는 농아 사역자의 호소 . . .

이 모든 일들은 여러분의 헌금과 눈물로 우리가 함께 일구어낸 작은 사도행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역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는 퇴원하여 요양원에 계시고 매일 상태가 호전되고 있습니다. 이런 속도로 회복되신다면 머지않아 집에 오실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추수 감사절을 기다리면서,

정 태 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