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19일 우리는 이시대에 가장 탁월한 기독교 사상가 한 사람을 잃었다.  라비 제커라이아스 (Ravi Zacharias) 의 장례식에서 Mike Pence 부통령은 이렇게 애도했다.  “하나님은 20 세기에 빌리 그래함이라는 가장 위대한 복음전도자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또 이 시대에 라비 제커라이아스라는 가장 위대한 변증가를 주셨습니다 . . . 라비는 이 시대의 C. S. Lewis 였습니다.” 

라비 제커라이아스는1984년 Ravi Zacharias International Ministries (RZIM) 를 설립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70 여 개국에서 “왜 예수 그리스도 만이 진리”인지를 논리적, 철학적, 신학적으로 설명한 이후 청중들이 던진 반기독교적 질문들을 기독교적 입장에서 의미있게 설명해 왔다.  그가 개인적으로 이 일을 한것이 아니라 RZIM 이라는 조직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 일을 했고 탁월한 결실을 거두었다.  이 결실이 가능했던 이유는 주님의 특별한 섭리를 제외한다면 그에게 남다른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모세에게서 발견한 리더십 원리를 근간으로 라비 제커라이아스의 리더십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리더에게 주어진 가장 근원적인 임무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책임을 탁월하게 수행하려면 리더는 그 조직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데 자신과 자신이 속한 기관의 존재 이유를 인식한다 할지라도 단호한 결정을 통해 자신과 조직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결코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리더가 갖은 결정의 옵션이 <흑과 백>, <선과 악> 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300만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애굽을 떠나 약속의 땅으로 가고 있었던 모세의 길을 홍해라는 난제가 가로막았다.  바다를 향해 계속 전진한다면 모두가 빠져죽는다.  애굽으로 돌아간다면 모두 살해당한다.  진퇴양난의 순간 조직은 리더의 단호한 방향 설정으로 인해 살아날 뿐 아니라 그 목적을 이루어간다.

신학대학 교수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던 라비에게 주님은 사역을 위해 새로운 영적을 부담으로 주셨다. 그러나 그 부담이 주님으로 부터 왔다는 것은 사실 성공한 이후 뒤를 돌아보면서 하는 말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면서 현재의 안정을 포기한채 미래를 향해 도박할 사람은 많지 않다.   37세의 라비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고 교수직을 사임했다.  결정장애자는 리드할 수 없다.  개인과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부터 리더는 진정한 리더로 세워진다.  라비의 단호한 결단은 오늘의 RZIM을 탄생시켰으며 그가 남긴 엄청난 유산을 만들어내었다.  

두번째는 리더가 지불해야 하는 댓가이다.  한 마디로 이것은 비판을 이겨내는 것이다.  리더에게는 언제는 비판이 따른다.  청중은 항상 선두 주자를 주목한다.  이스라엘을 이끌고 40년간 광야에서 생활하면서 모세는 끊임없이 비판 받았다.  아론과 미리암 조차 모세의 비평가였다.

라비는 뉴스레터에서 자신의 고충을 이렇게 나눈적이 있다.  “RZIM 의 대표로서 저는 크고 작은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을 때는 항상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오랜 친구로 부터 오해를 받고, 관계가 어정쩡해지고, 그들이 저를 떠났을 때 얼마나 고통 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리더가 가는 길은 결코 꽃길이 아니다.  업적을 남기면 남길수록 비판 또한 거세어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는 리더가 아니다.  리더의 단호한 결정은 오히려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아무일도 하지 않는 자는 비판받지 않는다.  비판이 두려우면 방향을 제시할 수 없고, 방향을 제시할 수 없으면 리드할 수 없다. 

세번째는 리더가 극복해야하는 장벽이다. 그 장벽은 다름아닌 리더 자신이다.  구약에 나타난 가장 위대한 지도자 모세 조차 자신이 극복하지 못했던 벽이 있었다.  반석을 향해 물을 내라고 명하면 될 것을 오만하게 외치고는 (민20:10-11)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이나 내리쳐 물을 내었다.  이로 인해 모세는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20:12).  조직은 리더의 사이즈 만큼 성장하고 성취한다.  더 큰 성취를 원한다면 현재의 리더보다 사이즈가 더 큰 새로운 리더를 모시거나, 아니면 현 리더의 리더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조직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려면 리더는 항상 자신의 그릇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런데 리드하기 가장 어려운 조직원은 바로 리더 자신이다.

라비의 성공이유는 그가 끊임없는 영적 생활과 연구로 자신의 사이즈를 키워나갔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학자였으나 라비의 최종학벌은 Master of Divinity가 전부이다.  그가 갖은 10 개의 박사학위는 모두 명예 박사이다.  박사학위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지적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목회자가 행여라도 있다면 라비의 학위는 희소식중 희소식이다.  M. Div. 학위가 전부이지만 라비는 이시대 최고의 기독교 지성으로 자신을 확장시켰다.  실력의 문을 여는 열쇠는 학위가 아닌 연구생활이다.  학위가 없어도 꾸준히 책을 일고 연구하면 탁월한 실력이 생긴다.  변호사이며 모슬렘이었으나 라비의 메시지를 통해 예수를 발견하였고 복음전도자가 된 Abdu Murray 박사는 라비의 장래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저는 사반세기를 라비와 함께 여행하며 그의 메시지를 들었고 그와 함께 강의했습니다.  강의 제목만 들어도 저는 라비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압니다.  그런데 제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그의 강의를 듣다보면 지난 25년간 한번도 말해 본적이 없는 새로운 안목을 종종 제시하곤 합니다.  그가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네번째, 모세의 리더십은 후계자 여호수아를 통해 완성되었다.  리더십은 지도자를 의미하는 leader 와 기술을 의미하는 ship 의 합성어이다.  리더는 사람이다.  리더십의 핵심은 조직이나 과업을 달성이 아니다.  리더십은 사람을 상대하는 예술이다.  이 예술의 근간은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라비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읽은 각계의 리더들이 라비에 대해 공유한 주제는 이것이었다.  “라비는 국가의 정상을 만나거나 호텔의 웨이터를 만나거나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대했습니다.  라비는 모든 사람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모았기에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존중하였다.

나아가 리더가 남겨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은 후계자이다.  은퇴를 앞두고 후계자를 찾거나 훈련하면 이미 늦었다.  사역의 가장 전성기 때 후계자를 발굴하여 훈련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크고 위대한 사역도 완전한 성공이 아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남긴 권면은 재생산이 가능한 리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딤후 2:2).  주님의 마지막 당부도 동일하다. “모든 족속을 제자를 삼아” (마28:19).

라비는 어떠한가?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그는 작년 겨울 RZIM 의 미주 대표, 북미 대표, 유럽 대표직을 모두 차세대 리더로 세우고 자기 자신도 RZIM 국제대표직을 차세대에게 넘겨주었다.  그는 또 지난 20 년간 약 100 여명의 젊은이를 발탁하고 훈련하여 파송하였다.  이들은 RZIM으로 부터 급여와 사역비를 받으며 세계 13 개국에서 기독교 변증 복음전도자로 사역하고 있다.  죤 멕스웰을 말했다.  “리더는 자신의 성공으로 대중에게 감명을 줍니다.  그러나 타인을 성공시킴으로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리더가 남겨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은 후계자이다.  라비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100 여명의 변증가들을 세워놓고 후원하는 것이다.  

라비는 빌리 그래함의 장례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주님의 대언자는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계속 선포될 것입니다.  나는 라비의 죽음 앞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위대한 변증가는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과 리더십은 계속 빛을 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