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능력: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가 된 사람들에게 경영능력이라는 말은 익숙하지 않다. 신학교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우리 시대 최고의 교회성장학자로 정평이 난 Peter Wagner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성장 이유를 조용기 목사의 경영관리능력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조용기 목사의 경영관리능력은 카리스마와 절묘하게 융합하여 전무후무한 교회성장을 가져왔다.
조용기 목사가 가졌던 카리스마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교인들이 끊임없이 교회와 복음을 자랑하여 친지와 이웃을 교회로 초청 (전도) 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 소비자는 항상 브랜드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조용기 목사는 구원, 신유, 축복, 성령운동이라는 브랜딩을 통해 활발하게 (순)복음과 자신의 교회를 매스마케팅하였다. 그 결과 1980년대 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매달 만명의 새신자를 교회에 등록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조용기 목사의 카리스마 리더십은 사람들을 교회에 오게하는데서 끝나지 않았다. 강력한 설교나 능력있는 기도등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사람들을 교회에 오게하는 동력이라면 시스템을 만들어 폭발적으로 몰려 온 사람들에게 목양하고, 그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관리하는 능력이 경영관리능력이다. 조용기 목사는 탁월한 경영관리능력을 통해 구름때 같이 자신의 교회에 몰려 온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였다. 조용기 목사의 경영관리능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교회가 이미 성장한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기 자신과 사역팀, 또 구역장들과 모든 교인에게 전도와 교회성장을 위해 더 큰 목표를 정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위해 끊임없이 시스템을 재구성했고 그 시스템을 이끌어갈 리더를 훈련하여 적재 적소에 배치하였다.
이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저 열심히 뛰었더니 성장하였더라”와는 대조적이다. 그저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자신의 조직이 성장했다면 세속적 사람은 우연히 성장했다고 말할 것이다. 믿는 사람은 ‘주님의 은혜’로 성장했다고 표현할른지 모른다. 겸손과 신앙의 표현이다. 그러나 그런 표현은 심각한 신학적, 논리적 오류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만일 이런 성장이 주님의 은혜 때문이라면 열심히 뛰었지만 성장하지 못한 교회는 저주받은 교회인가?
조용기 목사는 자신의 교회를 분명한 목표 설정과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의도적으로 노력을 통해 성장시켰다. 이것은 우연한 성장이 아닌 계산된 성장이었다. 계산된 성장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교회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몇명의 교인을 갖게 되리라는 예측이 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그 예측을 따라 끊임없이 교회 건물을 신축해야 했다.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목회를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의 목회는 한마디로 말해 대 토목공사였습니다. 서대문에서 부터 여의도에 이르기까지 저는 구름때 처럼 밀려오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교회 건물을 짓고, 지은 건물을 확장해야만 했습니다.”
“축복과 번영을 설교하는데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말로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성장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이는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근시안적 평가이다. 자신의 교인들이 축복과 번영의 삶을 살도록 기도하고 설교하지 않는 목회자가 어디 있던가? 그렇다면 이 땅에 있는 모든 교회가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드는 “모든 것의 흥망성쇠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조용기 목사의 카리스마 리더십과 경영관리능력을 간과한채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성장이 그저 축복과 번영의 설교에 기인한다고 말하는 것은 비평적 분석이 결여된 너무나도 단순한 사고일 뿐이다. 똑같이 셀폰을 생산하여 판매하였는데 아이폰과 겔럭시는 세계를 재패했으나 노키아는 사라졌다. 그 이유는 전화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영의 문제였으며 리더십의 문제였다. 아이폰과 겔럭시의 성공 뒤에는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의 리더십이 있었다.
미국에 빌리 그레이엄 목사처럼 설교를 잘하는 복음 전도자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빌리 그레이엄 처럼 대규모 전도집회를 통해 미국과 세계에 영향력을 끼쳤던 복음 전도자는 그가 유일했다. 그의 전도사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빌리 그레이엄의 성공이유 중 하나는 그가 조직적으로 전도대회를 준비하고 실행하며 후속작업을 하기 때문었다고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전도설교를 포함한 전도집회가 전도대회의 모든 것이 아니다. 빌리 그레이엄의 브리핑에 의하면 전도집회가 전도대회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가하다. 나머지 90%는 조직적이고 철저한 전도훈련과 실행, 빌리 그레이엄이라는 브랜딩를 활용한 대대적인 홍보 (매스마케팅), 집회를 마친 이후 새롭게 거듭난 영혼들에 대한 1년에 걸친 제자훈련과 개교회 정착을 돕는 시스템의 가동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빌리 그레이엄의 전도대회를 탁월하게 만든 것은 전도설교나 전도집회가 아닌 조직력과 경영관리능력이었다. 이를 활용하여 그는 60년간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복음 전도대회를 개최해 왔다. 빌리 그레이엄은 세상을 떠났으나 지금도 그의 아들 프랭클린이 아버지로 부터 전수한 전도대회조직과 전도대회 경영관리 리더십을 활용하여 미국과 전세계를 향해 활발하게 전도사역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내가 분석한 조용기 목사의 리더십 중 가장 탁월한 요소는 비전, 리스크 테이킹, 경영관리능력이다. 물론 이것만이 그의 교회와 사역을 성장시킨 유일한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의 리더십을 초월한 영적 요소들이 없이 탁월한 사역은 불가능하다. 또 위에서 열거한 리더십 요소 이외에도 조용기 목사는 여러가지면에서 탁월한 리더십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조용기 목사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났다. 한 세대가 가고 다음 세대가 오는 것은 하나님의 원리이다. 영성과 리더십을 갖춘 차세대 목회자는 계속 이 땅에 나타날 것이다. 조용기 목사를 사용하신 하나님이 이들 또한 사용하여 전대미문의 사역을 계속해셔 펼치실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차세대 목회자에게 당부한다. 탁월한 사역자가 되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영성의 개발에서 끝나지 말고 리더십을 개발하라. 왜냐하면 모든 것의 흥망성쇠는 리더십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